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이 중견국들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춰 자국 입장을 조정하려는 경쟁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재편 속에서 각국이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캐나다의 유럽 중심 외교 전략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거리를 두고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외교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카니 총리는 토요일 아일랜드의 총리 미셸 마틴을 만나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견국들이 미국의 호의를 놓고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는 캐나다가 유럽연합과 함께 경제적, 안보적 블록을 형성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유럽연합의 결합 인구가 미국의 2배 이상이며, 경제 규모도 비슷하고 국방 예산은 중국의 2배에 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그는 ‘대국 간 경쟁이 심화되는 세계에서 중견국들은 미국의 호의를 놓고 경쟁하거나 영향력 있는 제3의 길을 함께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중견국들의 연대를 통해 강대국의 영향력에 대항하려는 전략을 드러냅니다.
카니 총리는 이번이 총리 취임 후 15개월 만에 유럽을 방문한 아홉 번째 여행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캐나다가 ‘가장 유럽다운 비유럽 국가’이며 유럽과의 협력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캐나다의 외교 정책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방위 및 광물 자원 협력 강화
캐나다는 유럽연합의 방위 조달 이니셔티브인 SAFE 메커니즘에 비유럽 국가로서 처음 가입했습니다. 2월에 이루어진 이 결정은 캐나다가 유럽과의 방위 협력을 얼마나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카니 총리는 이를 통해 캐나다의 방위 산업이 유럽 시장에 더욱 깊이 통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광물 자원 분야에서도 캐나다는 적극적인 협력을 진행 중입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10개국 이상, 특히 유럽 국가들과 광물 부문에서 56개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입니다.
카니 총리는 향후 10년 내 캐나다의 미국 이외 지역으로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판단 아래, 유럽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는 전략입니다.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카니 총리의 유럽 중심 외교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경제 관계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카니 총리는 미국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기본 구조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의 미국 수출의 약 85percent가 USMCA에 따라 관세 없이 거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7월 1일 예정된 USMCA 검토 시점에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협정의 근본적인 변경을 위해서는 미국 행정부가 의회에 가야 하며,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캐나다와 무역 논의를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정부가 스트리밍 플랫폼의 캐나다 수익 일부를 지역 뉴스와 프로그래밍 자금으로 할당하도록 요구하는 규제 결정을 철회한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관계자는 G-7 정상회담 기간 캐나다와의 ‘주요 돌파구’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반응과 지지
아일랜드의 미셸 마틴 총리는 캐나다의 유럽 관여 심화 계획을 환영한다고 표명했습니다. 마틴 총리는 ‘카니 총리가 캐나다의 유럽과의 관계 심화 의지를 명확하고 확신 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일랜드는 7월부터 유럽연합 이사회의 회전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며, 이 기간 캐나다와의 관계 강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카니 총리와 금요일 만나 유럽과 캐나다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새로운 세계 질서는 유럽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유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캐나다가 유럽을 글로벌 질서 재편의 중심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유럽연합을 ‘인권, 존엄성, 다원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는 선의의 세력’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협력을 넘어 가치관을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연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중견국 외교의 실제 의미
카니 총리가 주창하는 중견국 외교는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입니다.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그는 국제 규칙 기반 질서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강대국의 약소국 강압을 비판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 정책에 대한 명확한 반발입니다.
중견국들이 연대하면 개별 국가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카니 총리의 핵심 주장입니다. 캐나다와 유럽연합의 경제 규모, 인구, 군사력을 합치면 미국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 된다는 계산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무역 분쟁과 안보 위협이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더욱 중요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카니 총리도 현실적으로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USMCA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균형 잡힌 외교’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견국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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